당근 중고거래 세금, 정말 내야 할까요? 집에서 사용하던 물건을 당근마켓에 몇 번 팔았을 뿐인데 세금 신고까지 해야 하는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회계사님, 당근에서 물건 판 것도 세금을 내야 합니까?”
박 부장이 휴대전화를 내밀었습니다.
거래내역을 보니 꽤 많았습니다.
골프채 180만원.
카메라 230만원.
렌즈 90만원.
아이패드 80만원.
안마의자 120만원.
아들이 쓰던 게임기와 각종 전자제품까지 합치니 지난 1년 동안 받은 돈이 얼추 1,500만원 정도였습니다.
박 부장의 표정이 심각했습니다.
“인터넷에서 보니까 중고거래도 국세청에 자료가 넘어간다는데요. 1,500만원이면 종합소득세 신고해야 하는 겁니까?”
“이 물건들은 어디서 났습니까?”
“다 제가 쓰던 겁니다. 골프채는 300만원 넘게 주고 샀고, 카메라도 400만원 넘게 줬어요.”
“그러면 대부분 산 가격보다 싸게 파셨겠네요?”
“당연하죠. 중고인데요.”
“그렇다면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박 부장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런데 거래내역을 조금 더 내려보다가 이상한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같은 종류의 무선이어폰이 여러 개 있었습니다.
운동화도 같은 모델이 반복해서 거래됐습니다.
“이것도 쓰시던 물건입니까?”
박 부장이 잠깐 머뭇거렸습니다.
“그건 조금 다른데요.”
“어떻게 다른가요?”
“싸게 올라온 걸 사서… 조금 더 받고 다시 팔았습니다.”
이제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당근에서 1,500만원 팔았다고 1,500만원이 소득은 아닙니다
먼저 가장 흔한 오해부터 풀어보겠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1년에 1,000만원을 팔았다고 해서 1,000만원을 벌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300만원 주고 산 골프채를 몇 년 사용하다가 180만원에 팔았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180만원이 통장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은 180만원을 번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처음 구입한 가격과 비교하면 120만원을 손해 보고 처분한 것입니다.
400만원에 구입했던 카메라를 230만원에 팔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사용하던 일반적인 생활용품을 한두 번 중고로 처분하는 행위와, 물건을 싸게 구입해 계속 되팔면서 이익을 얻는 행위는 세법상 성격이 다릅니다.
국세청도 최근 중고거래 관련 안내에서 한두 번 개인 물품을 판매하는 것은 일반적인 중고거래로 볼 수 있지만, 고가 상품이나 명품 등을 반복적으로 사고팔아 수익을 얻는 경우에는 계속적·반복적 사업활동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거래금액 하나가 아닙니다.
“물건을 팔았느냐?”보다
“무슨 목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계속 팔았느냐?”가 중요합니다.
■ 문제는 박 부장의 운동화였습니다
다시 박 부장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집에 있던 골프채와 카메라, 안마의자를 판 것은 이해가 됐습니다.
그런데 운동화 거래내역을 보니 달랐습니다.
15만원에 구입.
22만원에 판매.
18만원에 구입.
27만원에 판매.
인기가 많은 한정판 제품이 나오면 추첨에 응모했고, 싸게 올라온 미개봉 제품을 발견하면 바로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가격을 올려 다시 판매했습니다.
“이 운동화를 실제로 신으려고 산 겁니까?”
박 부장이 웃었습니다.
“아니죠. 돈 좀 남겨보려고 산 거죠.”
바로 이 한마디가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되팔아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물건을 샀다면 ‘내가 쓰던 중고품을 처분한 것’과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 세법에는 ‘몇 번 팔면 사업자’라는 마법의 숫자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한 달에 몇 번까지는 괜찮습니까?”
“연간 1,000만원 이하면 괜찮습니까?”
“100번 거래하면 사업자이고 99번이면 개인입니까?”
그렇게 단순한 기준은 아닙니다.
대법원도 사업소득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 수익 목적이 있는지, 활동기간과 횟수는 어떠한지, 계속성과 반복성이 있는지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해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연간 거래금액이 얼마 이상이면 무조건 사업자
또는
몇 회 이상 팔면 무조건 과세
라고 단정하는 방식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거래금액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 세무서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두 사람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A씨
이사를 앞두고 집을 정리했습니다.
소파, 냉장고, TV, 골프채, 카메라, 아이들 장난감 등을 3개월 동안 30건 정도 팔았습니다.
판매금액은 총 2,000만원입니다.
그런데 모두 몇 년 동안 자신이나 가족이 사용했던 물건입니다.
다 팔고 나면 더 이상 판매할 물건도 없습니다.
B씨
한정판 운동화와 전자제품을 계속 검색합니다.
싸게 올라온 제품이 있으면 삽니다.
미개봉 상태로 다시 올립니다.
한 건당 5만원, 10만원, 때로는 30만원씩 남깁니다.
판매대금은 1년에 800만원입니다.
누가 더 장사에 가깝습니까?
금액만 보면 A씨가 훨씬 큽니다.
하지만 사업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B씨가 더 강합니다.
왜냐하면 B씨에게는
매입 → 판매 → 이익 → 다시 매입 → 다시 판매
라는 구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계속성과 반복성입니다.
■ ‘내 물건을 판 것’과 ‘팔려고 산 것’의 차이
일반인이 가장 쉽게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물건을 구입할 때의 생각을 떠올려 보면 됩니다.
“내가 쓰려고 샀는가?”
아니면
“더 비싸게 팔려고 샀는가?”
입니다.
자녀가 쓰던 책상을 처분했습니다.
보통의 중고거래입니다.
사용하던 골프채를 신제품으로 바꾸면서 기존 골프채를 팔았습니다.
역시 일반적인 중고거래에 가깝습니다.
취미로 모았던 카메라 렌즈를 정리하면서 여러 개를 한꺼번에 팔았습니다.
거래 횟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사업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인터넷을 매일 검색하면서 싼 제품을 매입하고 마진을 붙여 되팔기 시작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신발이든,
명품가방이든,
스마트폰이든,
피규어든,
골프채든 마찬가지입니다.
플랫폼 이름이 당근이냐 중고나라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국세청 역시 온라인에서 계속적·반복적으로 물품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경우 사업자등록과 세금 신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 “저는 직장인인데요?”
박 부장이 물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회사원인데요. 사업자가 아니잖아요.”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서도 오해합니다.
직장인과 사업자는 서로 반대말이 아닙니다.
회사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별도로 사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평일에는 회사원이지만 퇴근 후 온라인에서 계속 물건을 판매한다면, 그 판매활동의 성격에 따라 별도의 사업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즉,
“나는 회사원이니까 사업소득이 생길 수 없다.”
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 사업으로 보면 세금은 하나가 아닙니다
중고물품 판매가 단순한 개인 물품 처분을 넘어 사업활동으로 판단된다면 몇 가지 문제가 동시에 생깁니다.
우선 사업자등록을 검토해야 합니다.
중고거래가 단순한 개인 물품 처분을 넘어 반복적인 리셀이나 장사에 가까워졌다면, 다음으로 생기는 질문은 “그래서 사업자등록은 언제부터 해야 하는가?”입니다. 월 얼마를 벌면 등록해야 하는지, 계속성과 반복성을 어떻게 보는지는 부업으로 돈 벌기 시작했는데 사업자등록부터 해야 할까?에서 사례를 통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국세청은 온라인에서 계속적·반복적으로 물품을 판매하는 경우 사업자등록을 해야 하며, 사업을 시작한 날부터 20일 이내 등록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판매하는 재화가 과세대상이라면 부가가치세 문제도 생깁니다.
마지막으로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은 사업소득으로 종합소득세 계산에 들어갑니다.
즉,
“중고거래 세금”
이라는 세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면 일반적인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사업자등록,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의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 종합소득세는 판매금액 전체에 매기는 세금이 아닙니다
여기에서도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박 부장이 운동화를 20만원에 사서 25만원에 팔았다고 해보겠습니다.
통장에는 25만원이 입금됩니다.
그렇다고 25만원 전체가 이익인 것은 아닙니다.
20만원에 산 상품이라면 일단 경제적으로 남은 금액은 5만원입니다.
사업소득을 계산할 때에도 원칙적으로 총수입금액에서 사업과 관련된 필요경비를 차감해 소득금액을 계산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리셀을 실제 사업으로 하고 있다면 판매금액뿐 아니라 매입가격과 관련 비용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노트북·휴대전화·카페비·통신비처럼 개인생활과 부업에 함께 사용하는 지출은 어디까지 비용으로 인정될까요? 부업으로 번 돈, 노트북·휴대폰·카페비도 비용처리 될까?에서 실제 영수증 사례를 하나씩 나눠 살펴봤습니다.
여기서 중고거래 사업자의 어려움이 하나 생깁니다.
개인에게 물건을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정식 세금계산서나 카드매출전표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계좌이체 내역,
플랫폼 거래내역,
채팅내용,
구입일자,
구입금액,
배송비 등의 자료는 가능한 한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현금으로 받으면 국세청은 모르지 않습니까?”
이 질문도 실제 상담에서는 자주 나옵니다.
예전에는 온라인 중고거래를 개인끼리 하는 사적인 거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은 관련 법령에 따라 판매대행 자료 등을 국세청에 제출하고 있고, 국세청은 이를 과세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세청은 최근 신고 검증사례에서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1년 6개월 동안 수천 회 전자제품을 계속·반복적으로 판매하면서 개인거래처럼 위장한 사례를 확인해 세금을 추징한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던 냉장고 몇 개를 판 사람과는 전혀 다른 사례입니다.
중요한 점은,
“온라인 중고거래니까 과세관청이 알 수 없다”는 전제 자체가 이제는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거래가 많으면 무조건 겁먹을 필요도 없습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 집을 정리하면서 가구와 가전제품 수십 개를 한꺼번에 팔았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거래건수는 상당히 많을 수 있습니다.
금액도 몇 천만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거래 횟수나 입금액만 떼어놓고 바로 장사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왜 팔았는지,
어디서 취득한 물건인지,
얼마 동안 사용했는지,
판매 후에도 비슷한 거래가 계속됐는지,
판매를 위해 별도로 물건을 구입했는지 등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대법원 역시 사업 여부를 판단할 때 한 가지 숫자가 아니라 활동의 내용·기간·횟수·태양 등 전체 사정을 종합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거래가 100건 넘었는데 큰일 났나요?”
라고 묻기보다는
“그 100건이 어떤 거래였습니까?”
라고 묻는 것이 맞습니다.
■ 다시 박 부장에게 물었습니다
거래내역을 두 종류로 나눴습니다.
한쪽에는 골프채, 카메라, 가구, 게임기.
다른 쪽에는 운동화, 이어폰, 미개봉 전자제품.
그리고 말했습니다.
“이 둘을 같은 중고거래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박 부장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앞의 것은 제가 쓰던 걸 판 거고…”
“뒤의 것은요?”
“돈 벌려고 산 겁니다.”
바로 그 차이입니다.
세법에서는 이름보다 실질이 중요합니다.
당근마켓에서 팔았다고 모두 개인 중고거래가 되는 것도 아니고,
거래횟수가 많다고 모두 사업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사람이 물건을 계속 매입하면서 마진을 붙여 반복적으로 판매한다면 플랫폼 화면에는 똑같이 ‘중고거래’라고 표시되어 있어도 세무상으로는 사업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 내가 사업자인지 스스로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
다음 질문에 여러 개가 해당된다면 한번쯤 세무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① 판매하기 위해 물건을 따로 구입하고 있는가?
② 구입가격보다 비싸게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었는가?
③ 같은 종류의 상품을 계속 반복해서 판매하고 있는가?
④ 판매가 끝나면 또 다른 상품을 구입해 판매하는가?
⑤ 거래가 몇 달, 몇 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가?
⑥ 판매수익이 생활비나 부수입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가?
⑦ 내가 봐도 ‘집 정리’라기보다 ‘장사’에 가까운가?
마지막 질문이 의외로 중요합니다.
세법이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이 말하는 ‘사회통념’이라는 것도 결국 전체적인 모습을 보고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 중고거래에서 정말 조심할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집에 있던 물건 몇 개 팔았다고 밤새 종합소득세를 검색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조심해야 할 사람은 자신은 이미 사실상 장사를 하고 있는데도
“당근에서 파니까 중고거래일 뿐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매주 상품을 사 옵니다.
사진을 찍습니다.
판매글을 올립니다.
가격을 조정합니다.
판매대금을 받습니다.
마진을 계산합니다.
다시 상품을 구입합니다.
이 정도가 반복된다면 이름을 무엇이라고 붙이든 경제적 실질은 장사와 상당히 가까워집니다.
국세청 역시 계속적·반복적인 온라인 판매에 대해서는 사업자등록과 세금 신고의무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 오늘의 핵심 정리
당근이나 중고나라에서 물건을 팔았다고 모두 세금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나 가족이 실제 사용하던 일반적인 생활용품을 처분하는 것과, 수익을 얻기 위해 상품을 매입하고 계속·반복적으로 되파는 것은 구분해서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업 여부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거래금액이나 거래횟수 하나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왜 샀는지,
왜 팔았는지,
얼마나 반복했는지,
판매를 위해 다시 물건을 사들이고 있는지
입니다.
그래서 중고거래 세금을 가장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집에 있던 물건을 파는 것과
팔기 위해 물건을 사는 것은 다릅니다.
그리고 한 문장을 더 붙이고 싶습니다.
세법은 ‘당근에서 팔았는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실제로 중고물품을 처분한 것인지, 장사를 한 것인지를 봅니다.
중고거래가 취미를 넘어 정기적인 부수입이 되고 있다면 거래금액이 더 커지기 전에 사업자등록과 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 신고 여부를 한번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이 글은 2026년 8월 현재 세법과 국세청 안내를 기준으로 일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사례를 가상으로 구성한 것입니다. 실제 사업성 여부는 판매 목적, 거래기간과 횟수, 거래형태, 수익성 등 개별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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