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국민연금 280만원, 한 사람이 먼저 죽으면 얼마가 남을까?|유족연금 중복수령 계산

국민연금 유족연금을 설명하면서 노부부가 함께 벤치에 앉아 강을 바라보는 이미지

최종 수정일:

국민연금 유족연금은 부부가 모두 노령연금을 받다가 한 사람이 먼저 사망했을 때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두 사람이 받던 연금은 그대로 유지되지 않지만 생활비는 절반으로 줄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둘 다 연금 나오기 시작하면 280만원이네.”

미영 씨가 노트에 숫자를 적었습니다.

성호 씨 국민연금 월 220만원.

미영 씨 국민연금 월 60만원.

두 사람이 모두 국민연금을 받는 나이가 되면 합계는 월 280만원입니다.

“생활비 400만원이면 120만원만 다른 데서 만들면 되네.”

성호 씨가 말했습니다.

금융자산에서 조금 꺼내 쓰고, 이자와 배당도 받고, 필요하면 집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계산했던 것들을 하나씩 맞춰보니 그림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미영 씨가 물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먼저 죽으면?”

성호 씨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밥 먹다가 꼭 그런 얘기를 해야 돼?”

“연금 얘기하고 있잖아.”

“그래도 죽는 얘기는 좀 그렇지.”

“누가 지금 죽으래?”

미영 씨가 다시 노트를 봤습니다.

“당신 220만원 없어지면 나는 얼마 받는데?”

성호 씨가 바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당신 연금도 내가 받는 거 아니야?”

미영 씨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습니다.

“유족연금 있잖아.”

“있지.”

“당신 연금 220만원에서 유족연금 받고, 내 연금 60만원도 계속 받는 거 아니야?”

성호 씨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렇지 않을까?”

미영 씨가 쳐다봤습니다.

“요즘은 ‘아마’가 제일 무섭더라.”

둘은 다시 국민연금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중요한 사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부부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각자 노령연금을 받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사망해 남은 배우자에게 자신의 노령연금과 배우자의 유족연금이라는 두 개의 수급권이 동시에 생기면 둘을 전액 합쳐 받는 것이 아닙니다.

두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받을 국민연금도 언제 시작하느냐에 따라 금액이 달라집니다. 성호 씨의 월 220만원을 기준으로 조기수령과 연기수령의 손익분기점을 계산한 내용은 국민연금 조기수령 vs 연기수령, 언제 받는 게 유리할까?|월 220만원 손익분기점 계산에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중복급여 조정이 적용됩니다.

본인의 노령연금을 선택하면 선택하지 않은 유족연금의 30%를 추가로 받을 수 있고, 반대로 유족연금이 더 유리하다면 유족연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미영 씨가 한참 화면을 봤습니다.

“잠깐.”

“왜?”

“내 연금 60만원에 당신 유족연금 전부가 붙는 게 아니네?”

“그러네.”

첫 번째 반전이었습니다.


내 연금 60만원, 유족연금 130만원이라면

성호 씨의 실제 유족연금 예상액은 국민연금공단에서 개인별 가입기간과 소득이력을 넣어 확인해야 합니다.

유족연금은 단순히 현재 받고 있는 노령연금에 60%를 곱해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이면 기본연금액의 40%, 10년 이상 20년 미만이면 50%, 20년 이상이면 60%를 기준으로 유족연금을 산정하고 부양가족연금액 등을 반영합니다. 노령연금 수급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유족연금액이 사망자가 받던 노령연금액을 초과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에 요건을 충족하는 배우자·자녀·부모 등에 대한 부양가족연금액이 더해질 수 있어, 실제 유족연금액은 개인별로 달라집니다.

성호 씨는 자기 가입이력을 토대로 공단에서 실제 예상액을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해를 위해 유족연금이 월 130만원 정도 나오는 상황을 놓고 먼저 계산해봤습니다.

미영 씨 자신의 노령연금은 월 60만원입니다.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① 유족연금 선택 → 월 130만원

또는

② 본인 노령연금 60만원 + 유족연금의 30%

130만원의 30%는 39만원입니다.

따라서,

60만원 + 39만원 = 99만원

이 경우에는 유족연금 130만원을 선택하는 쪽이 유리합니다.

미영 씨가 계산기를 내려놨습니다.

“잠깐만.”

“왜?”

“우리 둘이 살아 있으면 280만원이잖아.”

“응.”

“당신이 죽으면 130만원 정도가 되는 거네?”

성호 씨도 숫자를 바라봤습니다.

280만원 → 130만원.

가구원은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줄어드는데,

연금은 절반 이상 줄어드는 모습이었습니다.


“사람이 한 명 줄면 생활비도 반으로 줄지 않아?”

성호 씨가 말했습니다.

“그래도 혼자 살면 생활비도 많이 줄잖아.”

미영 씨가 물었습니다.

“얼마나?”

“두 명에서 한 명 되니까….”

성호 씨가 잠시 생각했습니다.

“절반?”

미영 씨가 웃었습니다.

“관리비도 절반 돼?”

“그건 아니지.”

“재산세는?”

“그대로고.”

“전기·가스는?”

“좀 줄겠지.”

“절반?”

“그 정도는 아니겠지.”

“차는?”

“한 대는 있어야 할 수도 있고.”

두 사람이 이번에는 생활비를 펼쳐봤습니다.

식비와 여행비, 의류비 같은 것은 줄어듭니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비와 재산세, 각종 보험료, 통신비, 자동차 유지비처럼 사람이 한 명 줄었다고 절반으로 떨어지지 않는 비용도 많았습니다.

지금 부부 생활비가 월 400만원이라고 해서 혼자 남은 사람의 생활비가 월 200만원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기들 생활방식을 놓고 하나씩 줄여보니 월 280만~300만원 정도는 필요할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정확한 숫자는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습니다.

사람은 절반이 됐는데 생활비는 절반이 되지 않았습니다.

미영 씨가 노트를 보며 말했습니다.

“이게 더 문제네.”

“뭐가?”

“생활비는 400에서 300 정도로 줄어드는데 연금은 280에서 130으로 줄어들잖아.”

성호 씨도 그제야 같은 곳을 봤습니다.


재산은 그대로인데 현금흐름은 더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두 사람에게는 20억원 정도의 아파트가 있습니다.

금융자산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혼자 남은 배우자가 경제적으로 크게 걱정할 집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현금흐름으로 보면 달랐습니다.

혼자 남아도 아파트에서 매달 생활비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두 사람이 함께 살 때 월 280만원 들어오던 국민연금이 크게 줄면, 부족한 생활비를 금융자산에서 더 많이 꺼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성호 씨가 말했습니다.

“이상하네.”

“뭐가?”

“우리 재산만 보면 노후 걱정할 집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러게.”

“그런데 하나씩 계산해보면 계속 돈이 부족해.”

미영 씨가 잠시 생각했습니다.

“재산이 많은 거하고 현금이 계속 들어오는 건 다른 문제인가 봐.”

이번에는 성호 씨가 바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미 몇 번 경험했던 일이었습니다.

20억원짜리 아파트도 생활비를 대신 내주지 않았습니다.

4억2천만원의 금융자산도 계속 꺼내 쓰면 줄어듭니다.

국민연금도 부부가 함께 받을 때와 한 사람만 남았을 때 현금흐름이 달라집니다.

성호 씨가 말했습니다.

“결국 은퇴하고 나서는 재산 총액보다 매달 얼마가 들어오는지가 더 중요할 수도 있겠네.”

“그리고 그 돈이 얼마나 오래 들어오는지도.”

미영 씨의 말에 성호 씨가 잠시 멈췄습니다.

바로 그 말이었습니다.


국민연금을 계산하다가 건강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미영 씨가 장난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당신 오래 살아야겠다.”

“갑자기?”

“나 혼자 남겨놓으면 연금 줄어들잖아.”

“당신도 오래 살아야지. 내가 혼자 남으면 어떡해.”

“나는 당신보다 두 살 어리잖아.”

“두 살 어리면 안 죽어?”

“말을 꼭 그렇게 해.”

둘이 웃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지나자 성호 씨가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생각해보니까 건강관리도 돈 문제네.”

미영 씨가 물었습니다.

“병원비 때문에?”

“그것도 있는데 그것만이 아니지.”

성호 씨가 노트의 280만원을 가리켰습니다.

“우리가 둘 다 살아 있으면 각자 연금을 계속 받잖아.”

“그렇지.”

“한 사람이 일찍 죽으면 생활비는 그렇게 많이 안 줄어드는데 연금 현금흐름은 확 줄고.”

“응.”

“그러면 내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내 문제만은 아닌 거네.”

미영 씨가 쳐다봤습니다.

“내 노후에도 영향을 준다는 거야?”

“그렇지.”

그날 두 사람은 건강관리를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오래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성호 씨가 말했습니다.

“그럼 오래 살면 되는 건가?”

미영 씨가 웃었습니다.

“누워서 오래 살면?”

“그건 또 문제네.”

나이가 들면 의료비가 늘 수 있습니다.

거기에 간병까지 필요해지면 현금흐름은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연금은 계속 나오더라도 병원비와 돌봄비가 크게 늘어나면 실제 생활에 쓸 수 있는 돈은 줄어듭니다.

그렇다고 건강관리를 하면 반드시 오래 산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수명은 누구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운동하고, 체중을 관리하고, 술과 담배를 조절하고, 검진을 받으며 건강을 챙기는 것은 적어도 오래 독립적으로 생활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미영 씨가 말했습니다.

“그러면 건강관리가 생각보다 수익률 높은 투자인데?”

“왜?”

“둘이 건강하게 살면 각자 연금도 계속 받고.”

“응.”

“병원비나 간병비 많이 들어가는 시기도 늦출 수 있고.”

“그렇지.”

“여행도 다닐 수 있고.”

성호 씨가 웃었습니다.

“꿩 먹고 알 먹는 거네.”

미영 씨도 웃었습니다.

“당신이 그런 속담 쓸 나이가 맞긴 하네.”


건강관리는 삶의 질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성호 씨는 건강관리를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건강해야 여행을 갈 수 있습니다.

건강해야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습니다.

건강해야 친구도 만나고 운동도 합니다.

그래서 건강은 행복한 노후를 즐기기 위한 조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틀린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유족연금을 계산하고 보니 거기에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건강은 노후의 현금흐름과도 연결돼 있었습니다.

부부가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이 길수록 각자의 노령연금을 함께 받는 기간도 길어집니다.

한 사람이 너무 일찍 사망하면 남은 배우자의 생활비가 절반으로 줄지는 않는데 가구의 연금소득은 크게 감소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오래 살더라도 건강을 크게 잃어 의료비와 간병비가 많이 필요해지면 현금흐름은 또 다른 압박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간병이 시작되면 생활비는 얼마나 늘어날까요. 치매와 장기요양보험, 가족간병과 간병보험까지 포함해 노후 현금흐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간병이 시작되면 생활비는 얼마나 늘어날까?|치매·장기요양보험·간병보험까지에서 이어서 계산했습니다.

성호 씨가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오래 사는 게 목표가 아니네.”

“그럼?”

“둘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거.”

미영 씨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게 제일 어렵겠네.”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거잖아.”


돈을 모으는 것만이 은퇴 준비는 아니었습니다

성호 씨는 퇴직하기 전까지 은퇴 준비를 비교적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얼마를 모을 것인가.

집은 얼마짜리를 가지고 있을 것인가.

퇴직금은 얼마가 될 것인가.

국민연금은 얼마가 나올 것인가.

결국 숫자를 크게 만드는 것이 은퇴 준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퇴직하고 하나씩 계산해보니 질문이 달라졌습니다.

이 자산에서 매달 얼마가 들어올 것인가.

그리고 이제 질문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그 현금흐름을 부부가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자산이 아무리 많아도 현금흐름이 약하면 생활은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현금흐름이 아무리 잘 설계되어 있어도 한 사람이 너무 일찍 사망하거나 부부의 건강이 크게 무너지면 계획은 다시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은퇴설계에는 숫자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4억2천만원을 단순히 수익률이 높은 곳에 넣는 대신, 생활비와 예상치 못한 위험을 버틸 돈과 오래 투자할 돈으로 나눠보기로 했습니다. 실제 자산배분은 퇴직 후 4억2천만원, 예금·채권·ETF에 어떻게 나눌까?|인생 후반전의 돈은 아직 은퇴하지 않았습니다에서 정리했습니다.


미영 씨가 노트에 세 단어를 적었습니다

자산

현금흐름

건강

성호 씨가 물었습니다.

“뭐야?”

“우리 계속 돈 얘기했잖아.”

“응.”

“처음에는 자산만 보면 되는 줄 알았어.”

“나도.”

“그다음에는 현금흐름이 중요하다고 했고.”

“그렇지.”

미영 씨가 마지막 단어에 동그라미를 쳤습니다.

건강.

“이것도 돈하고 떨어져 있는 문제가 아니네.”

성호 씨가 웃었습니다.

“그래서 내일부터 운동하자는 거야?”

“오늘부터.”

“내일부터 하지.”

“그 말 20년째야.”

이번에는 미영 씨가 웃었습니다.


결국 남는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두 사람이 살아 있을 때 국민연금은 월 280만원입니다.

한 사람이 먼저 떠나면 가구의 연금소득은 크게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비는 그만큼 줄지 않습니다.

이 간단한 계산 하나가 은퇴를 보는 눈을 조금 바꿨습니다.

돈을 많이 모으는 것도 중요합니다.

좋은 수익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국민연금을 언제 받을지, 집을 어떻게 활용할지, 금융자산을 어떻게 굴릴지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계획의 바닥에는 결국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생활을 지탱해줄 현금흐름.

그리고,

그 현금흐름을 함께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건강.

성호 씨가 말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뭘 위해서 돈 모은 건데?”

미영 씨가 바로 대답했습니다.

“잘 살려고.”

“얼마나?”

“오래.”

성호 씨가 다시 물었습니다.

“어떻게?”

미영 씨가 웃었습니다.

“건강하게.”

성호 씨는 더 묻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니 답은 꽤 단순했습니다.

건강관리는 삶의 질과 노후 현금흐름을 함께 지키는, 말 그대로 꿩 먹고 알 먹는 투자였습니다.

건강관리가 삶의 질과 노후 연금 현금흐름을 함께 지켜주는 효과를 설명한 이미지

유족연금을 계산하고 보니,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삶의 질과 노후 현금흐름을 함께 지키는 길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은퇴 준비에서 가장 먼저 투자했어야 할 곳도 바로 거기였는지 모릅니다.


※ 이 글의 인물과 상황은 은퇴 이후 실제로 마주칠 수 있는 재무적 선택을 살펴보기 위해 재구성한 허구의 이야기입니다. 유족연금액은 사망자의 가입기간과 소득이력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실제 금액은 국민연금공단에서 개인별로 확인해야 합니다. 국민연금은 한 사람에게 둘 이상의 연금 수급권이 발생할 경우 중복급여 조정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실제 선택 전 본인의 연금액을 기준으로 비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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