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가 금융소득을 만들기 시작하면 세금뿐 아니라 퇴직자 금융소득 건강보험료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성호 씨의 노트에는 며칠 전 그려 놓은 쌀독 세 개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곧 먹을 쌀.
조금 나중에 먹을 쌀.
오랫동안 안 먹어도 되는 쌀.
4억2천만원을 전부 연 12% 커버드콜 ETF에 넣겠다는 생각도 일단 접었습니다.
그렇다고 돈을 예금에만 묻어두고 계속 꺼내 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연 12%라는 분배율만 보고 4억2천만원을 한 상품에 넣으려다 생각을 바꾸게 된 과정은 퇴직 후 4억2천, 연 12% ETF에 넣으면 생활비가 해결될까?|은퇴자의 쌀독 계산에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며칠을 계산한 끝에 성호 씨는 새로운 목표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연 2,500만원.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미영 씨가 물었습니다.
“뭐가요?”
“금융소득.”
예금이자도 받고,
채권에서도 이자를 받고,
배당이나 ETF 분배금도 조금 받고.
위험을 한곳에 몰지 않으면서 1년에 2,500만원 정도의 현금흐름을 만드는 겁니다.
성호 씨가 계산기를 눌렀습니다.
2,500만원 ÷ 12개월.
약 208만원.
“봐. 한 달에 200만원 넘게 들어오잖아.”
미영 씨도 이번에는 바로 반박하지 않았습니다.
“지난번처럼 12% 하나 보고 다 집어넣는 것보다는 낫겠네요.”
성호 씨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나도 이제 배웠지.”
그런데 며칠 뒤,
우편함에 국민건강보험공단 봉투가 하나 들어 있었습니다.
“월급도 없는데 건강보험료는 왜 내?”
성호 씨가 봉투를 뜯었습니다.
퇴직 전에는 건강보험료를 자세히 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급여명세서 어딘가에 찍혀 있었고 회사가 절반을 냈습니다.
성호 씨가 신경 쓸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퇴직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바뀌었습니다.
성호 씨가 고지서를 보고 말했습니다.
“이상하네.”
“뭐가요?”
“나 이제 월급도 안 받잖아.”
“그래서요?”
“그런데 건강보험료는 왜 이렇게 나와?”
미영 씨가 고지서를 받아 들었습니다.
“집 있잖아요.”
성호 씨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습니다.
“집이 병원비를 내줘?”
미영 씨도 웃었습니다.
“내가 지난번에 그 말 했잖아요.”
“무슨 말?”
“20억짜리 집 벽돌 떼서 마트에서 계산할 수 없다고.”
성호 씨가 피식 웃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말이 별로 재미있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퇴직한 뒤부터 20억원짜리 아파트는 자꾸 이상한 존재가 되어갔습니다.
팔지 않으면 생활비가 나오지 않는데,
건강보험료를 계산할 때는 재산으로 존재했습니다.
지역가입자가 되니 계산법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성호 씨와 미영 씨는 다시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이제 두 사람에게 식탁 위 노트북과 계산기는 거의 은퇴생활의 일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성호 씨가 말했습니다.
“직장 다닐 때는 월급 기준으로 냈잖아.”
“회사도 절반 내줬고요.”
“그렇지.”
그런데 지역가입자는 달랐습니다.
소득이 있고,
재산이 있습니다.
둘을 함께 봅니다.
2026년 건강보험료율은 7.19%.
지역가입자는 소득월액에 7.19%를 적용한 소득보험료에 재산보험료를 더합니다.
재산은 아파트 시세 20억원을 그대로 곱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재산세 과세표준을 기초로 하고, 기본공제 1억원을 뺀 뒤 재산구간에 따라 점수를 매겨 보험료를 계산합니다.
성호 씨가 말했습니다.
“그래도 시세 20억에 7% 곱하는 건 아니네.”
미영 씨가 쳐다봤습니다.
“그랬으면 우리 집 팔아야 했겠네요.”
“무서운 소리 하지 마.”
두 사람은 웃었습니다.
하지만 성호 씨의 눈은 다시 ‘소득’이라는 항목으로 향했습니다.
앞으로 금융소득을 2,500만원 정도 만들 생각이었기 때문입니다.
“2천만원 안 넘으면 괜찮은 거 아니야?”
성호 씨는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그래도 방법은 있네.”
“또 뭐가 있어요?”
“금융소득을 2천만원 아래로 맞추면 되잖아.”
미영 씨가 잠시 생각했습니다.
“그 2천만원, 세금 이야기 아니에요?”
성호 씨가 멈췄습니다.
“건강보험도 2천 아니야?”
“글쎄요.”
미영 씨가 휴대전화를 들었습니다.
“나도 요즘 당신 때문에 은퇴 관련 유튜브 좀 봐요.”
성호 씨가 쳐다봤습니다.
“언제부터?”
“당신이 연 12% ETF 넣겠다고 한 뒤부터.”
“나를 못 믿어서?”
“네.”
너무 빨리 대답해서 성호 씨가 웃었습니다.
미영 씨가 검색한 화면을 내밀었습니다.
“여기 숫자가 다른데요?”
성호 씨가 화면을 들여다봤습니다.
1,000만원.
“이건 또 뭐야?”
퇴직 전의 ‘2천만원’과 퇴직 후의 ‘1천만원’은 다른 숫자였습니다
퇴직 후 금융소득 건강보험료는 직장에 다닐 때 기억하던 기준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성호 씨가 알고 있던 2,000만원은 완전히 틀린 숫자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서로 다른 제도를 한데 섞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에서는 연간 이자와 배당 등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지가 중요한 기준입니다.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에서도 월급 외 소득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하면 보수 외 소득월액보험료 문제가 생깁니다.
그런데 지역가입자의 이자·배당소득에는 다른 기준이 있었습니다.
이자와 배당소득의 합계가 연 1,000만원 이하이면 건강보험료 소득월액 산정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1,000만원을 넘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성호 씨가 화면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러니까 2천만원이 아니네.”
미영 씨가 말했습니다.
“당신은 2,500만원 만들겠다고 했잖아요.”
“그렇지.”
“그러면 당연히 넘어가네요.”
이번에는 성호 씨가 별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퇴직하기 전에는 2천만원이라는 숫자를 기억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퇴직하고 보니,
세금의 2천만원과 건강보험의 숫자는 같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금융소득 2,500만원이면 건보료가 얼마나 붙을까?
성호 씨는 결국 계산기를 들었습니다.
연간 이자·배당소득 2,500만원.
월평균으로 나누면 약 208만3천원입니다.
여기에 2026년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율 7.19%를 적용했습니다.
건강보험료의 소득분만 월 약 15만원입니다.
성호 씨가 계산기를 내려놓았습니다.
“15만원?”
“한 달에요?”
“응.”
1년이면 건강보험료 소득분만 약 180만원입니다.
여기에 장기요양보험료가 별도로 붙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아직 아파트에 대한 재산보험료를 합치기 전입니다.
미영 씨가 물었습니다.
“그러면 2,500만원 벌면 180만원을 건보료로 더 낸다는 거예요?”
성호 씨가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정확하게는 금융소득 때문에 생기는 건강보험 소득분을 단순 계산한 게 그 정도라는 거지. 실제 고지서는 재산도 같이 보고 장기요양보험료도 있고.”
“세금도 있고요.”
“그렇지.”
미영 씨가 웃었습니다.
“지난번에는 2,500만원 벌면 월 208만원 생긴다고 좋아했잖아요.”
성호 씨가 대답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다시 계산하는 거잖아.”
2,500만원은 통장에 찍히는 순간 끝나는 돈이 아니었습니다
성호 씨는 노트에 적었습니다.
금융소득 2,500만원
그리고 그 아래에 줄을 세 개 그었습니다.
세금.
건강보험료.
장기요양보험료.
잠시 후 한 줄을 더 추가했습니다.
투자비용.
미영 씨가 물었습니다.
“그러면 결국 얼마가 남아요?”
성호 씨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금융소득 2,500만원을 벌었다고 해서 세금을 단순히 15.4%만 빼고 끝난다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 종합과세도 검토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2천만원을 1원 넘는 순간 2,500만원 전체에 무조건 최고세율을 적용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른 종합소득이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실제 세금은 달라집니다.
성호 씨는 그 부분을 길게 계산하다가 노트를 덮었습니다.
“세금은 전에 한번 봤으니까 나중에 다시 하자.”
미영 씨가 웃었습니다.
“도망가는 거 아니에요?”
“오늘은 건강보험만 해도 충분히 머리 아파.”
이번 편에서 두 사람에게 더 중요한 것은 세율 몇 퍼센트가 아니었습니다.
지난번까지 성호 씨는 얼마를 벌 수 있느냐를 계산했습니다.
이제는 처음으로 얼마를 실제 생활비로 쓸 수 있느냐를 계산하고 있었습니다.
둘은 비슷해 보였지만 전혀 다른 숫자였습니다.
그런데 금융소득 2,500만원이 생긴다고 바로 다음 달 건보료가 뛰는 것은 아닙니다
성호 씨가 또 하나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근데 여보.”
“왜요?”
“올해 이자 많이 받는다고 다음 달 보험료가 바로 오르는 건 아니네.”
건강보험료에는 소득자료가 반영되는 시차가 있습니다.
2026년 현재 일반적으로 1월부터 10월까지 보험료를 산정할 때는 전전년도 소득자료를, 11월과 12월에는 전년도 소득자료를 사용합니다.
즉 금융소득을 만든 시점과 보험료에 반영되는 시점이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영 씨가 말했습니다.
“그러면 안 오른다는 거예요?”
“아니. 늦게 따라오는 거지.”
“그게 더 무서운데요.”
“왜?”
“돈 다 써버리고 나서 보험료가 올라오면 어떡해요.”
성호 씨가 아내를 쳐다봤습니다.
“당신 요즘 정말 많이 늘었다.”
“유튜브 본다니까요.”
이번에는 둘 다 웃었습니다.
하지만 미영 씨 말이 맞았습니다.
은퇴자의 현금흐름에서는 나중에 나갈 돈을 지금 없는 돈처럼 생각하면 안 됩니다.
세금도 마찬가지이고 건강보험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 미영 씨가 처음 듣는 말을 꺼냈습니다
“그런데 당신.”
“응.”
“임의계속가입이라는 거 알아요?”
“뭐?”
성호 씨가 처음 듣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미영 씨가 휴대전화를 내밀었습니다.
“퇴직한 사람은 일정 기간 예전 직장가입자 방식으로 건강보험을 계속할 수 있대요.”
성호 씨가 화면을 읽었습니다.
“이런 게 있었어?”
“있네요.”
“회사에서 이런 얘기 안 해줬는데.”
미영 씨가 남편을 쳐다봤습니다.
“해줬는데 당신이 안 읽은 거 아니에요?”
“내가?”
“퇴직할 때 받은 서류 어디 있어요?”
성호 씨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퇴직하던 주에 송별회가 세 번 있었습니다.
골프 약속도 두 번 잡았습니다.
인사팀에서 받은 서류봉투는 서재 어딘가에 있을 겁니다.
미영 씨가 말했다.
“표정 보니까 맞네.”
퇴직자에게는 36개월의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성호 씨는 임의계속가입 제도를 자세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퇴직 전 18개월 동안 직장가입자로 있었던 기간이 통산 1년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성호 씨는 30년 가까이 한 회사에 다녔으니 그 요건은 문제없었습니다.
신청기간도 중요했습니다.
지역가입자가 된 뒤 처음 받은 지역보험료의 납부기한에서 2개월이 지나기 전까지 신청해야 합니다.
적용할 수 있는 기간은 퇴직 다음 날부터 최대 36개월입니다.
성호 씨가 말했다.
“3년이나?”
“당신 국민연금까지는 6년 남았잖아요.”
“그러네.”
“적어도 앞의 절반은 선택지가 하나 더 있는 거네요.”
성호 씨에게는 조금 뜻밖이었습니다.
은퇴설계를 하면서 예금,
채권,
ETF,
주택연금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건강보험 가입자격 하나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도 매달 나가는 돈이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임의계속가입이 무조건 싼 것은 아니었습니다
성호 씨는 또다시 쉽게 결론을 내리려 했습니다.
“그럼 이거 신청하면 되겠네.”
미영 씨가 바로 말했습니다.
“비교해봐야죠.”
“또?”
“당신이 나한테 그렇게 가르쳤잖아요.”
성호 씨가 할 말이 없어졌습니다.
임의계속가입자의 보험료는 최근 12개월간 보수월액의 평균을 토대로 계산합니다.
그리고 일정 경감을 적용받습니다.
성호 씨는 퇴직 전 급여가 적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지역가입자가 되면 소득과 재산을 봅니다.
아파트가 큰 성호 씨 부부에게는 재산보험료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퇴직 전 급여가 높았던 사람에게는 임의계속가입보험료도 반드시 싸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임의계속가입자가 되어도 월급 이외 소득이 많으면 보수 외 소득월액보험료 문제가 별도로 생길 수 있습니다.
성호 씨가 말했다.
“이것도 무조건 답은 아니네.”
미영 씨가 대답했습니다.
“요즘 그 말 자주 하네요.”
“그럼 어떡해. 진짜 답이 하나가 아닌데.”
두 사람은 결국 지역보험료와 임의계속가입 보험료를 직접 비교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성호 씨가 성급하게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성호 씨는 이제 예전처럼 숫자 하나만 보고 바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서 다시 ‘2천만원’이 등장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성호 씨가 자료를 보다가 웃었습니다.
“이거 정말 사람 헷갈리게 해놨네.”
“왜요?”
“아까 지역가입자 금융소득은 1천만원 얘기했잖아.”
“네.”
“그런데 임의계속가입을 하면 직장가입자 쪽 기준을 보니까, 월급 말고 다른 소득에서는 다시 2천만원이라는 숫자가 나와.”
미영 씨가 잠시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손가락을 하나씩 접었습니다.
“세금에서 2천.”
“응.”
“직장가입자의 보수 외 소득에서도 2천.”
“응.”
“지역가입자의 이자·배당은 1천.”
“그래.”
미영 씨가 고개를 저었습니다.
“이걸 보통 사람이 어떻게 다 알아요?”
성호 씨도 웃다가 화면을 조금 더 내려봤습니다.
“잠깐. 이것도 2천만원만 보면 안 되겠네.”
“또 뭐가 있어요?”
“임의계속가입은 보험료를 계산하는 방법도 따로 있고 경감도 있대. 다른 소득이 어떻게 잡히느냐에 따라서 실제 내는 보험료도 달라질 수 있고.”
미영 씨가 남편을 쳐다봤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지금 계산해서 딱 얼마라고 말할 수는 없는 거네요?”
“그렇지. 2천만원은 기준을 볼 때 중요한 숫자고, 실제 보험료는 공단에 우리 상황을 넣어서 확인해봐야 정확하겠네.”
미영 씨가 웃었습니다.
“이제 좀 신중해졌네요.”
“몇 번 당했잖아.”
같은 금융소득이어도,
성호 씨가 직장가입자인지,
지역가입자인지,
임의계속가입자인지에 따라 보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2천만원이라는 숫자 하나만 외운다고 답이 나오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은퇴하고 달라진 것은 투자상품만이 아니었습니다.
직장에서 나오면서 건강보험의 자격도 달라졌고, 그에 따라 같은 소득을 바라보는 계산법도 달라졌습니다.
성호 씨는 이제 그 차이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성호 씨가 2,500만원에 줄을 그었습니다
밤이 늦었습니다.
미영 씨는 먼저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성호 씨는 식탁에 혼자 남았습니다.
종이 맨 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금융소득 2,500만원
처음 그 숫자를 적었을 때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월 208만원.
생활비의 절반이 해결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그 숫자 옆에 다른 말을 적었습니다.
세금.
건강보험료.
장기요양보험료.
투자위험.
그리고 가장 아래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얼마인가?
성호 씨는 한동안 그 문장을 바라봤습니다.
성호 씨는 이제 분배금이 많이 나온다고 해서 그것이 곧 높은 수익률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또 하나를 알게 됐습니다.
소득은 생활비와 같지 않습니다.
돈이 들어오는 순간 끝나는 계산이 아니었습니다.
그 돈 때문에 나중에 나갈 세금과 보험료까지 봐야 비로소 부부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보였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높은 금융소득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세금과 보험료를 내고도 필요한 생활비를 확보하면서 남은 돈이 오래 일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든 조건을 반영해 4억2천만원을 실제로 나눠본 내용은 퇴직 후 4억2천만원, 예금·채권·ETF에 어떻게 나눌까?|인생 후반전의 돈은 아직 은퇴하지 않았습니다에서 이어집니다.
“그런데 국민연금 받기 시작하면 또 달라지는 거 아니야?”
다음 날 아침.
성호 씨가 커피를 마시다가 갑자기 말했습니다.
“여보.”
미영 씨가 신문을 보며 대답했습니다.
“이번에는 또 뭐예요?”
“내가 64세 되면 국민연금 220만원 받잖아.”
“그렇죠.”
“그것도 소득 아니야?”
미영 씨가 신문을 내려놓았습니다.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바라봤습니다.
어제 겨우 건강보험 계산을 끝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돈이 들어오면,
또 계산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영 씨가 먼저 말했습니다.
“오늘은 하지 마요.”
성호 씨가 웃었습니다.
“나도 그러려고.”
“진짜요?”
“응.”
잠시 뒤 성호 씨가 계산기를 가져왔습니다.
미영 씨가 한숨을 쉬었습니다.
“박성호 씨.”
“왜?”
“커피부터 마셔요.”
성호 씨가 계산기를 다시 내려놓았습니다.
국민연금 이야기는 조금 뒤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은 언제부터 받는 것이 좋을까요. 성호 씨의 예상연금 월 220만원을 기준으로 조기수령과 정상수령·연기수령을 비교한 내용은 국민연금 조기수령 vs 연기수령, 언제 받는 게 유리할까?|월 220만원 손익분기점 계산에서 이어집니다.
지금 두 사람에게 더 중요한 건 숫자를 하나 더 외우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퇴직 이후의 돈에는 언제나 꼬리표가 붙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일이었습니다.
얼마를 벌었는가.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그중 얼마를 우리가 실제로 쓸 수 있는가.
성호 씨와 미영 씨의 네 번째 계산은 거기에서 끝났습니다.
아직도 쌀독은 30년을 버텨야 합니다.
※ 이 글의 인물과 상황은 은퇴 이후 실제로 마주칠 수 있는 재무적 선택을 살펴보기 위해 재구성한 허구의 이야기입니다. 건강보험료는 가입자격, 소득 종류와 귀속연도, 재산세 과세표준, 세대구성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본문의 월 약 15만원 계산은 연간 이자·배당소득 2,500만원이 지역가입자의 소득월액에 전액 반영된다는 전제에서 2026년 건강보험료율 7.19%를 적용한 소득분 건강보험료만 단순 계산한 것이며, 재산보험료와 장기요양보험료 등은 별도입니다.
“임의계속가입자의 실제 보험료는 보수월액, 보수 외 소득, 경감 적용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가입 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역보험료와 비교해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식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2026년도 보험료율 안내
- 국민건강보험법 제110조 임의계속가입 특례
-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41조 소득월액
-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제44조|소득 산정방법 및 평가기준
국가법령정보센터 제44조 바로가기 -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의계속가입 안내
